공지사항

공지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창립 20주년 <공존을 위한 전환 선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021-10-22
조회수 1416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창립 20주년 

공존을 위한 전환 선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각 지역 각 부문의 시민사회단체들의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공유하고 사회개혁을 위한 전국적인 연대와 협력으로 모아내기 위해 2001년 2월 27일 출범했다. 지난 20년 동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우리 사회구조와 정치질서를 개혁하고, 민주적 공론장을 확대하며, 시민사회를 보다 다채롭고 튼튼하게 발전시키는 일에 미약한 힘이나마 보태왔다. 


연대회의의 20년은 한국 사회에 시민 주도의 민주주의가 역동적으로 꽃핀 시기였다. 시민들은 권력의 폭주를 막고 보다 민주적이고 평등하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기꺼이 촛불을 들고 손을 맞잡았다. 이제 시민운동은 특정 인물이나 단체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 자신의 것이 되었다. 일터와 마을에서, 그 밖의 삶의 모든 공간에서 시민은 권리의 주체로서, 변화와 혁신의 주역으로서 스스로 학습하고 조직하고 행동하고 있다. 시민의 참여와 이로부터 생겨나는 사회적 네트워크는 국가운영과 경제발전의 근본이자 필수요소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우리사회가 보다 나은 사회로 발돋움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시민사회와 정치질서는 아직 냉전과 개발의 연대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로, 위기와 재난이 야기하는 공포와 불안을 조장하고 적대감과 투기를 부추겨 위기의 책임을 사회적 약자들에게 전가하는 한층 배타적인 자본주의에 포박당하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위기와 퇴행은 온 세계가 함께 마주하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 2년간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과 그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경제적 위기 속에서 인류는 익숙했던 일상, 사회와 문명, 그 터전인 지구가 직면한 위기를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근본적인 전환을 이끌 원동력은 깨어 행동하고 연대하는 조직된 시민의 힘이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러자면 우리가 편리하고 효율적이고 현실적이라 믿어왔던 것들을 되돌아보고 우선순위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 인식과 실천의 범위를 대한민국에서 한반도로, 인류공동체로, 지구 그 자체로 넓혀야 한다. 공존을 위해 우리 자신과 세계를 정의롭게 변화시켜야 한다. 


진보적 시민사회운동의 전국 상설연대기구,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새로운 20년을 시작하면서 인권의 옹호자, 권력의 감시자, 사회개혁의 견인차의 역할을 다시금 분명히 하고 공존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의 길을 힘껏 열어나갈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변화의 주역인 시민들이 언제든 손을 내밀 수 있고 요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행동하는 시민의 신실한 벗이자 시민연대의 디딤돌이 될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시민사회단체와 활동가들을 위한 소통과 교류의 마당이 되고, 시민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앞장서는 시민사회운동 대변인이 될 것을 결의한다. 연대회의는 주어진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가다듬어온 4가지 사명을 수행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뒷받침하는데 한정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첫째, 사회개혁을 위한 연대를 촉진한다. 

연대회의와 회원단체들은 침해당하는 시민의 권리를 옹호하고 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시민들의 편에 설 것이다. 사회개혁을 주장하고 행동하며, 실천적인 연대와 협력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늘 운동의 현장에 함께 할 것이다. 보다 길고 넓은 안목으로 정의롭고 평등하며 평화로운 세계, 어느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배제되지 않는 사회,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구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다방면의 사회적 대화와 공론의 장을 열어갈 것이다. 


둘째, 시민사회의 소통・교류를 촉진한다. 

우리는 시민사회 구성원들이 지역, 부문, 의제의 차이, 세대의 차이, 이념과 정치성향의 차이, 활동단체의 역사와 규모와 차이로 인해 생겨난 단절의 벽을 허물 것이다. 서로의 활동을 지원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다채로운 협력망을 만들 것이다. 시민사회운동 인력, 자원, 활동에 관한 정보공유체계를 구축하고 일상적으로 작동하게 할 것이다. 시민사회의 갈등 해결 역량, 이질적 구성원들과도 협력하고 대화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것이다. 


셋째, 시민사회운동 지원‧협력 체계를 개선한다. 

우리는 시민의 참여 속에 민주적 협치를 바탕으로 시민사회가 지속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을 높이고 공익활동을 지원할 법적 제도적 기반을 확충할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의 혁신과 전환을 돕고 공익활동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중간지원체계를 창출하고 정착시키고 연결할 것이다. 시민사회의 기초인 지역사회가 활성화되고 안정적으로 뿌리내리도록 그 주체와 여건을 마련하는 일에 지역 회원단체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다.


넷째, 활동가 역량을 강화하고 그 활동여건을 개선한다. 

시민사회가 지속가능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장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의 활동 역량과 여건, 삶의 질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는 활동가들이 자부심과 전문성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활동가 생애주기에 맞는 현장 중심의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할 것이다. 시민사회 여러 부문의 다양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연결하고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체계를 마련할 것이다. 활동가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보장할 상호부조와 지원체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다섯째, 조직과 재정을 안정화하고 내외의 전략적 협력체계를 강화한다. 

연대회의 회원단체를 확대하고 회원단체와의 직접소통을 강화할 것이다. 회계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회원단체의 회비납부와 서포터즈의 후원금을 기초로 재정자립을 실현할 것이다. 지역과 부문에서 새롭게 형성 발전된 신생 시민사회단체들이 전통적인 주창형 회원단체와 더불어 연대회의의 주축이 되도록 마을공동체조직, 조합과 사회적 경제조직 등으로 연대회의 가입단체 구성을 다변화할 것이다. 지역연대회의를 광역 위주에서 기초자치단체로까지 확대하여 연대회의와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거리를 줄이고 참여를 실질화할 것이다. 연대회의 내외의 분야별 주제별 네트워크, 중간지원조직, 공익재단 등과의 전략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발전시켜나갈 것이다. 사회적 대화와 합의형성을 위해 보수 시민사회단체와의 전략적 협력도 적극 추진할 것이다. 


전환은 우리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연대회의는 행동하는 시민들과 시민사회의 동료단체들과 더불어 낡은 틀을 깨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공존을 향한 정의로운 전환, 그 새로운 연대와 실천의 현장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늘 함께 할 것이다.


2021년 10월 21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