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네트워크 확장][2020활동가이야기주간] To. ‘활동가’가 낯선 당신에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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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건대 저는 활동가 당사자이면서 여전히 활동가란 단어가 낯선 사람입니다. ‘활동’이 뭔지 그걸 ‘업’으로 한다는 게 무엇을 말하는지 또렷이 말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진부하긴 하지만 활동가를 사전에서 찾아봤습니다. 활동가는 ‘어떤 일의 성과를 거두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힘쓰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합니다. 이 정의에 따르면 저는 활동가라는 정체성과 더 멀어지네요. 그럼에도 저는 스스로를 활동가라 부르고 싶습니다. 미약하지만 세상이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사부작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활동가의 정의는 각기 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민단체에 속한 사람을 활동가라고 생각하곤 하죠. 물론 다수의 활동가가 인권단체나 시민단체, 풀뿌리단체 등에 속해 활동하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시대와 세대가 변하면서 이러한 조직 중심의 활동에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단체에 속하지 않더라도 각자가 생각하는 활동을 해 나갈 수 있는 개인의 힘도 커져가고 있죠. 또 사회적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해지면서 활동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갇힌 정의라기보다는 내가 하는 일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는지, 누구와 함께 하는지, 어떻게 해 나가는지에 따라 활동가의 정의는 더욱 확장될 수 있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활동가란 말에 낯섦을 느낍니다. 왜일까요? 아마도 그동안 우리가 활동가를 만나볼 기회가 많지 않아서겠죠. 그럼 우리는 그동안 왜 활동가를 만나볼 기회가 없었던 걸까요? 그건 아마 활동가를 만나기보다는 활동과 단체를 만나는 일에 더 익숙해서 일 것입니다. 머릿속에 단체 한 두 개쯤은 떠올리지만, 정작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 것처럼요.

활동가이야기주간은 그런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입니다. 늘상 단체와 활동이 앞세워져 정작 목소리를 내거나 드러내기 어려웠던 활동가들이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꺼내놓는 자리죠. 특히 수도권에 비해 그런 기회가 많지 않았던 지역 활동가들에게 이야기 장을 열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활동가이야기주간이 처음 전국 각지에서 열렸을 때 정말 많은 활동가들이 반겨주었습니다.(2019 활동가이야기주간 되돌아보기)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이런 자리를 기다려왔어요.’ 진심으로 반겨주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셨죠. 우리는 활동가 이야기에 담긴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유로운 대화의 장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더욱 선명하게 알 수 있었어요. 물론 ‘이야기만 계속하면 뭐할 건데?’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야기를 해 봐야 뭘 할지도 아는 거니까요. 저희는 이야기를 더 많이 자주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20년, 아름다운재단과 더 이음, 그리고 7개의 공동주최단체(빠띠,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시민센터협의회, 인권재단 사람, 민주주의기술학교, 사단법인 시민)는 활동가들의 더 많은 이야기 기회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가 모든 것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빠트렸죠. 그러나 이야기는 계속되고 활동가들의 목소리는 지역 곳곳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대화의 장에 모이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을 상상해 보아야 했어요. 그 결과, 자신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그것도 ‘활동가에 의해서’ 말이죠.

<활동가인터뷰>는 활동가가 다른 활동가를 인터뷰하고 이를 기록해 공유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간 묻고 싶어도 묻지 못했던 질문, 듣고 싶었으나 기회가 없었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을 통해 활동가가 묻고 활동가가 답하는 거죠. 인터뷰이와 인터뷰어로 나눠진 이들이지만 활동의 고민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이야기는 이전의 어떤 인터뷰보다 깊이 있습니다. 또 활동가 개인의 고민과 생각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기록되었습니다.

한 달 동안 11개 지역 13명의 활동가가 세대, 지역, 분야, 활동 방식도 가지각색의 활동가 22명을 인터뷰했습니다. 물론 활동가가 아직 낯선 당신이라면 인터뷰 전부를 읽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활동가 대신 우리 주변에서 어떤 변화를 위해 일하는 열정 있는 누군가를 떠올리며 읽는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기분으로 모든 인터뷰를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을 거예요. 


<활동가 인터뷰> 읽어보기 

“인문학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실험, 김고은 활동가 by. 송윤지
“제가 활동가인가요?” – 실개천 마을학교 이은숙 by. 정창영
간사 32호봉을 꿈꾸던 시민단체활동가, 임가혜 by. 박소산
관심이 적었던 ‘공익’의 영역에서 신입활동가로 활동을 한다는 것 – 논산 YWCA 조이 by. 김성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정과 제주,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끊임없이 이 세상을 밀고 있는 평화활동가 최성희 by. 김순애
그로잉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며 젊은 엄마들의 육아와 생활문화를 고양하는 활동가 정은옥 by. 강숙현
내일로 향해 가는 희망 자전거, 두바퀴랑위드 안경남 by. 박형관
다시 태어나도 ‘활동가’로 살래요 – 정치발전소 유의선 by.문세경
데이터로 세상을 바꿉니다  – 누구나데이터 김자유 활동가 by. 문세경
반짝 반짝 빛나는 사람, 늘 새로운 것이 궁금한 활동가 –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황수영 by. 이용석
배려하는 마음과 선한 영향력을 이야기하는 활동가, 아름다운가게 혜영 by. 진달래
사회 운동의 적정기술 – 프로그램 개발자, 홍영기 by. 이한나
생활 속에서 변화를 만드는 모임을 찾고 싶은 보육활동가 임소미 by. 하늘빛
슬픔을 아는 사람, 미래를 꿈꾸고 싶은 활동가 – 열린군대를 위한 시민연대 신재욱 by. 이용석
실천하는 사람의 선을 믿고 따르는 청년활동가, 도라지 by. 진달래
어느 환경활동가의 고향살이 – 김팔곤 활동가 by. 하늘빛
일과 삶의 경계를 허무는 작당, 십년 후를 연구하는 활동가 송성희 by. 송윤지
좋은 사회를 만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 – 용산시민연대 이원영 by. 문세경
주민들의 보호자로 병원에 갈 때가 제일 좋아요 – 동자동사랑방 활동가 박승민 by. 문세경
치열한 삶을 벗어나 사회적기업가로의 새로운 삶 – 털보의 커피놀이터 최영진 by. 박형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지칠 새가 없는 활동가 – 옥천순환경제공동체 정순영  by.정창영
희망을 심는 ‘모두의 숲밭’의 일꾼, 숲밭 디자이너 황다혜 by. 박윤주


사진 출처 : 2020 활동가이야기주간 홈페이지 (편집 : 아름다운재단) 


2020 활동가이야기주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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