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대구경북의 박정희 우상화 사업 반대한다
최근 대구시와 경북도는 시·도민의 우려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 우상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지난 5월 2일 동대구역 광장과 대구 대표도서관 앞 공원에 박정희 동상을 건립하는 예산안과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했고, 8월 14일에는 동대구역 광장에는 ‘박정희 광장’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졌다. 대구시는 올해 안에 동상을 건립하겠다며 총 14억 5천만원의 추경 예산을 책정했다. 경상북도 도청 앞에도 박정희 동상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민간의 모금으로 추진한다고 하지만 이철우 지사가 부지를 제공하고, 시·군 지자체에서 모금액을 책정하여 공공연하게 모금을 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경상북도가 추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박정희는 우리 근현대사에서 친일과 독재의 상징적 인물이다. 일제강점기에는 독립군을 토벌한 친일 반민족 행위의 정점에 있었으며, 1961년에는 5·16 군사정변을 일으켜 정권을 찬탈, 유신헌법과 긴급조치로 독재 권력을 유지하며 우리 현대사에 야만적 군사독재 시대를 열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대구와 경북은 항일 의병운동, 국채보상운동 등 민족정신으로 빛나는 도시이다. 대구는 1960년 이승만 정부의 독재에 반대하며 2.28 민주화운동이 시작된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지역이다. 이는 4.19혁명의 도화선으로, 독재에 저항하고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싸운 대구시민의 자랑이기도 하다. 군부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헌법파괴적 개헌까지 단행하며 18년간 독재를 이어온 박정희 전 대통령을 우상화하는 기념사업은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긍지를 단번에 무너뜨리는 행위이며, 심각한 역사 왜곡이다.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5월 29일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 범시민운동본부’를 출범하고 대구시의회에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안’의 폐지를 청구하기 위해 범시민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통하여 박정희 우상화 관련 시민사회의 입장을 전달하고 시민들과 함께 거리에서 수차례에 걸쳐 규탄의 목소리를 모아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 시정의 총괄책임자로서, 자신에게 권력을 위임한 대구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대구시가 제출한 박정희 기념사업 지원 조례안에 대해 889건의 반대 의견이 접수되었고, 찬성 의견은 단 한 건도 없었다. 홍준표 시장은 지금이라도 박정희 우상화 관련 사업을 즉각 폐지하고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시정을 하기 바란다.
대구시의회는 대구시민의 대의기구로서 폭주하는 대구시정을 강력하게 견제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인 지방의회를 강제 해산했던 박정희에 대한 우상화 사업만큼은 자존심을 걸고 막아내야 한다.
국회 또한 국정감사 등을 통해 홍준표 시장과 이철우 지사의 부당한 행정을 견제하고, 전직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친일과 독재, 헌법을 유린한 경우 기념사업을 제한하는 입법방안을 강구하는 등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대구경북의 박정희 우상화 사업은 대구경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항일운동사, 민주화운동사 및 인권운동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이다. 대구경북에서 박정희 동상을 세워 기념하게 된다면 역사왜곡의 봉인은 해제되고 다른 도시 또한 하지 못할 이유가 없게 된다. 이는 곧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시대정신을 퇴행시키는 일이 전국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전국 360개 시민사회단체의 상설적 연대기구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대구의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범시민운동본부는 대구경북에서 진행되고 있는 박정희 우상화 사업을 멈추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다. 무려 64년 전 군사쿠데타가 대구에서 현재의 역사쿠데타로 부활하는 상황을 멈춰세우기 위해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뿐만 아니라 뜻있는 시민들과의 연대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4년 9월 5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범시민운동본부
전국 74개 시민사회단체
(사)겨레하나, (사)대구여성회, (사)전태일의 친구들, 4.9인혁열사계승사업회, 6.15남측위원회대구경북본부, 건설노조 대경본부, 경북대학교 민주동문회, 경일대학교 민주동문회, 계명대학교 민주동문회,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금속노조 대구지부, 기본소득당대구시당, 김수경열사추모사업회, 김영균열사추모사업회,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 녹색당, 대경목정평, 대구 경북 전문직 단체 협의회, 대구경북교수연구자연대회의, 대구경북대전환원로시민회의,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경북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대구대학교 민주동문회,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구지하철노동조합, 대구참교육의 벗(약칭 : 참벗 /대구전교조퇴직교원모임), 대구참여연대, 대구촛불행동, 대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대구한의대 민주동우회, 대구환경운동연합, 민족문제연구소대구지부,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일반연맹 대구본부, 박동학열사추모사업회, 보건의료노조 대경본부, 비정규교수노조 대경지부, 사단법인 대구여성의전화, 서비스연맹 대경본부, 손석용열사추모사업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언론노조 대경협의회, 영남대학교 민주동문회, 오추옥열사추모사업회,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이영기동지추모사업회, 인권실천시민행동, 인권운동연대,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 정의기억연대, 일제잔재청산 대구시민모임 (일청모),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교조대구지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대구지역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대구지부, 정의당대구시당, 조국혁신당 대구시당, 진보당 대구시당, 참여연대 동구주민회,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학비노조 대구지부, 한국여성민우회, 함께하는 시민행동, 협동조합업종본부 대경본부, 환경운동연합, 흥사단, KIN(지구촌동포연대)
대구경북 박정희 우상화 반대 전국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대구경북의 박정희 우상화 사업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