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네트워크 확장][2022 신년하례회] 2022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신년사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022-01-18
조회수 201




2022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신년사

 

 

임인년 새해, 평화와 평등, 생명의 기운이 우리 모두에게 고르게 전달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사회를 포함해 전 인류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심각한 위기와 마주하게 된 지도 벌써 만 2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아무런 예고 없이 찾아온 감염병 위기에 익숙했던 풍경들이 순식간에 영화 속에서나 본 듯한 낯선 장면으로 교체되었고, 삶의 방식 또한 생존을 위한 변화를 강요받았습니다.

 

이 위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지난 2년간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의 이면에 더 크게 존재하는 사회적, 경제적 고통에 갇혀 지내야만 했습니다. 감염병으로 인한 재난이 사회적 격차와 불평등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국가적 위기 시에 늘 그랬듯이 당연하게 양보를 강요받아야 했던 취약한 인권적 상황도 목격하였습니다. 가사와 돌봄을 포함한 노동 전반에서 지향해야 할 성 평등한 사회구조는 감염병 위기상황을 만나며 오히려 더 아득하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생태환경 파괴와 기후위기의 심각성은 지구촌 곳곳에서 위태로운 증거들을 드러내고 있지만,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는 출발점조차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조차 사회‧경제적 위기상황을 안전하게 돌파할 정책적 대안을 매개로 한 후보자 간 경쟁은 부재하며, 유권자들로 하여금 정치 혐오와 피로감을 부추기는 갈등과 대립만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난해에 우리는 인류가 직면한 이 위기가 ‘잠시 멈춤’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일시적인 위기가 아니라 언제든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또 다시 인류에게 치명적인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끔찍한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곧 안전한 삶으로의 회귀를 의미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삶의 방식과 인류가 추구해왔던 가치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전환되지 않는 한 인류는 더 이상 안전하지도, 그래서 온전하게 평화를 누리지도 못할 것이라는 인식에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인식의 공유를 넘어 문명의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합니다. 단 한 명이라도 안전하지 못하다면 그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는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의 교훈을 깊이 새기고 모두가 안전하게 공존하기 위해서 정의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하고 이에 기반하여 사회 전환의 구체적인 모습을 고민하는 일에 몰두해야 합니다.

 

202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우리 사회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질서와 대안을 찾는 일에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이 정의로운 사회로의 전환을 이행하는 과정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 또한 간과하지 않겠습니다.

성 평등한 사회를 위해 먼저 우리 스스로를 점검하고, 젠더폭력 등 위계적 폭력이 허용될 수 없는 공동체의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법과 제도의 개혁을 통해 차별이 정당화되는 모순적 사회구조를 바꾸는 일에 연대할 것입니다. 대결과 적대의 시대를 마감하고 한반도 평화를 영구히 하기 위한 종전선언을 이끌어 내는 함께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진영을 초월한 사회적 공론장을 열어 내는 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유권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정치세력 간의 유불리만을 기준으로 설계된 문제적인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일에 연대할 것입니다.

 

시민운동의 활동기반을 강화하고 수평적 거버넌스의 객관적 근거가 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한편,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하여 시민운동의 인적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을 포함한 사회적 경제영역, 자원봉사영역, 마을공동체영역 등 시민사회의 다양한 파트너들과 경계를 허물고 영역을 초월하여 교류하고 협력하며 우리 사회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상상력을 확장하도록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지역 시민사회와의 일상적 연락이 전국적 연대 강화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라는 인식을 지역 시민사회와 공유하며 교류 및 교육 프로그램을 포함하여 다양한 협력의 장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202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주제어는 살림입니다.

‘살림’은 코로나시대의 위기로부터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을 회복해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기존의 사회개혁을 위한 네트워크의 활동력을 되살리고 강화할 뿐만 아니라 사회 전환을 앞당기는 데 필요한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고, 연결하며, 협력하는 활동을 통하여 팬데믹 상황에서 위축되었던 시민사회의 동력을 되살려 낼 것입니다. 한편 ‘살림’은 여성들에게만 분담되었던 자본주의 밖의 무임노동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공존을 위한 대전환은 함께 돌보고 함께 돌봄 받는 사회로의 전환을 포함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제 살림은 누군가만의 노고로 채워지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상이자 과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임인년 새해,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전래 민화 속에 등장하는 용맹하지만 친근한 호랑이의 모습으로 행동하는 시민들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며 함께 정의로운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지혜와 의지를 모아갈 것입니다.

 

 

2022년 1월 18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0